그를 알게 된 지 오래되진 않았다.
지난 대선의 아픈 0.7% 패배 직후 곧바로 이어졌던 전국 지방선거의 소용돌이 속에서였다.
나는 화순읍에서 시외버스터미널을 운영하며, 대선 당시 이재명 후보 직속 캠프 ‘더밝은미래위원회’의 전남청년위원장으로 활동한 바 있다. 대선이 끝난 후에도 자연스레 정치에 관심이 이어졌고, 우리 지역에는 어떤 인물들이 있는지, 누구를 지지해야 할지 고민하던 때였다.

사실, 군의원이 누가 되든까지는 미처 생각할 여유조차 없었다.
대선의 쓰라린 결과 후 단 3일 만에, 기쁜 마음으로 내 활동을 응원해주시던 아버지께서 소천하셨기 때문이다.
그 상실감 속에서, 오히려 이를 악물고 ‘이재명 같은 정치인은 과연 어떤 사람인가’를 생각하게 되었고, 그 과정에서 당시 2선의 신정훈 국회의원(현 3선)과 구복규 군수 후보(현 화순군수)를 ‘마땅한 인물’이라 판단하게 되었다.
그리고 신정훈 의원의 보좌관 출신이었던 류종옥 후보를 알게 되었다.
그의 선거사무소를 처음 찾았던 날이 기억난다.
환하게 웃으며 악수를 나눈 그는 내게 나이를 물었고, 나는 “빠른 83”이라 답했다. 그는 “82인데, 친구네!”라며 반갑게 말했고, 나는 “제가 동생이죠. 형 하십시오!”라며 웃으며 답했던 기억이 난다.

기호 1번을 달고 골목 골목, 허리가 부서지게 뛰어다니던 그가 당선되어 군의원이 되었고, 전반기에는 원내대표를, 현재는 화순군의회 운영위원장을 맡고 있다.
나는 평소 일반인보다 군청과 군의회, 각종 행사장을 더 자주 찾는 편이다. 방범대와 봉사회 등 일곱 개의 모임 활동도 하고 있다 보니, 사람 사는 곳에 늘 따르는 칭찬과 험담도 들려오기 마련이다. 하지만 유독 류종옥 의원에 대해선 그런 험담이나 뒷말을 들은 기억이 거의 없다.
내가 그와 유난히 친한 것도 아니다. 오히려 한 번은 사람들 앞에서 그가 나에게 언성을 높였던 일도 있었고, 나는 화순 출신도 아니라 잘 알지 못한다.
그런 점에서 내가 그를 응원하는것이 ‘친하니까 편든다’는 말에 해당하지는 않을 것이다.

내가 류 의원에게서 느낀 가장 큰 인상은 ‘배려’였다.
포토존이나 촬영하는 자리에서 그는 언제나 앞자리나 가운데 자리를 양보하고, 자신은 구석이나 뒷줄에 조용히 서는 모습을 자주 보여준다.
정치인이란 존재가 ‘노출’과 ‘부각’의 본능과도 같은 숙명을 갖는 사람들임을 생각하면, 이는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그의 이러한 모습에서 나는 ‘배려’와 ‘양보’라는 가치가 얼마나 무겁고 아름다운 것인지 다시 느끼게 된다.
이 시대의 정치인이란, 일정 수준의 능력은 기본이라 생각한다.
그렇다면 사람들을 더 깊이 감동시키는 것은 결국 ‘사람됨’ 아닐까.
능력 위에 덧씌워진 따뜻한 배려와 조용한 양보, 그것이 진정한 정치인의 가치라고 나는 믿는다.

그래서 요즘 나는, 화순군의회 운영위원장 류종옥을 다시 보고 있다.
작지만 따뜻한 마음으로 응원하고 있다.
항상 가장자리, 뒷자리에 서는
류종옥 화순군의회 운영위원장.
가운데 처럼 보이게 사진을 잘라 보았다.
이것이 첫 만남에 “친구네?!” 라며 악수를 청하던 그에게 작은 미소거리가 되길 상상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