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의 쌀값이 사상 최고치를 연이어 갱신하며 14주 연속 상승하고 있다. 일본 농림수산성에 따르면, 2025년 4월 둘째 주 기준 전국 슈퍼마켓에서 판매된 5kg 쌀 평균 가격은 4214엔(약 4만2000원)으로, 1년 전보다 2배 이상 뛰었다. 이에 따라 미국산 쌀 수입은 물론, 한국산 쌀 쇼핑이 일본 관광객의 필수 코스로 떠오르고 있다는 보도까지 나왔다.
쌀값 폭등의 배경에는 기후위기, 고령화, 감산 정책 등 복합적 요인이 자리 잡고 있다. 일본 정부는 비축미를 연이어 방출하는 초유의 조치를 취했지만, 여전히 쌀 공급난은 해소되지 않고 있다.
전문가들은 정부의 잘못된 감산 정책이 쌀 부족 사태를 자초했다고 지적한다. 도쿄대학교 모교수는 “쌀이 부족하고 가격이 높은데도 정부는 여전히 과잉 생산이라는 인식 아래 경작 축소를 유도하고 있다”며 정책 전환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 같은 상황을 두고 신정훈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행정안전위원장)은 “일본의 오늘은 대한민국의 내일이 될 수 있다”며 강도 높은 경고 메시지를 전했다. 신 의원은 “윤석열 전 대통령은 재임 당시 농민들의 절박한 외침 앞에 ‘포퓰리즘’ 운운하며 쌀값 안정화법에 거부권을 행사한 자”라고 비판했다.
이어 “쌀값은 민생이고 밥그릇은 국민의 생명줄”이라며 “더불어민주당은 쌀값 정상화법을 1호 민생입법으로 추진해왔고, 저 또한 농민들의 목소리를 품고 삭발 투쟁에 나섰다”고 밝혔다.
신 의원은 “윤석열은 대통령이었지만 국민의 밥그릇을 걷어찼고, 이재명 대표는 대통령이 되지 않았지만 국민의 밥상을 챙겼다”며 “밥 한 그릇의 정의를 다시 세우겠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더불어민주당은 쌀값 정상화, 식량주권 회복, 민생 안정을 위해 끝까지 싸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한국의 2024년산 쌀 가격은 일본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쿠팡 기준 ‘농협 강화섬쌀 5kg’은 1만6900원(4월 17일 기준)으로, 일본 쌀의 40% 수준이다. 일본과 달리 아직은 안정적인 상황이지만, 쌀 생산 기반이 붕괴된다면 같은 위기가 한국에서도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