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노동자 임금 1,548 억원 떼였다 …44% 급증 , 제조·건설·영세사업장에 피해 집중

편집 국아영

▼ 체불액 74% 제조·건설업 집중, 30인 미만 사업장 비중 90% 육박

▼ 신정훈 의원“임금 떼일 위험 감수해야 하는 나라 안돼, 체불 다발 현장 전담팀 즉시 투입해야”

외국인노동자에 대한 임금체불이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24년 1,078억원으로 전년 대비 9.9% 감소했다가 2025년에는 단 1년 만에 1,548억원으로 43.6% 급증하며 감소분을 단숨에 뛰어넘는 이례적이고 가파른 반등세를 보였다. 특히 제조업과 건설업, 30인 미만 영세사업장에 피해가 집중돼 정부의 선제적 근로감독과 피해구제 대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신정훈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 나주·화순)이 고용노동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5년 외국인노동자 임금체불 피해자는 3만684명으로 2024년 2만2,648명보다 8,036명, 35.5% 증가했다. 체불액은 같은 기간 1,078억원에서 1,548억원으로 470억원, 43.6% 급증했다.

내국인을 포함한 전체 임금체불액이 2024년 1조9,425억원에서 2025년 2조6억원으로 약 3.0% 늘어나는 동안 외국인노동자 체불액은 43.6% 폭증했다. 전체 체불 증가 속도를 14배 이상 앞지르는 위험한 질주를 하고 있는 셈이다. 전체 체불액 가운데 외국인노동자 체불액이 차지하는 비중도 2024년 5.5%에서 2025년 7.7%로 2.2%포인트 상승했다. 2026년 상반기에도 외국인노동자 임금체불 피해자는 1만3,936명, 체불액은 754억원에 달했다.

업종별로는 건설업의 피해 노동자가 1만1,326명으로 가장 많았고, 제조업의 체불액이 719억원으로 가장 컸다. 제조업과 건설업에만 2025년 전체 외국인노동자 체불액의 73.9%인 1,145억원, 피해 노동자의 72.0%인 2만2,080명이 집중됐다. 2026년 상반기에도 제조업 체불액은 366억원으로 전체의 48.6%를 차지해 가장 심각한 업종으로 나타났다.

사업장 규모별로는 영세사업장 집중 현상이 뚜렷했다. 2025년 5인 미만 사업장에서 발생한 외국인노동자 체불액은 716억원, 피해 노동자는 1만6,998명이었다. 5~29인 사업장까지 포함한 30인 미만 사업장의 체불액은 1,386억원으로 전체의 89.5%, 피해 노동자는 2만8,029명으로 전체의 91.3%에 달했다.

지역별로는 경기도의 피해가 가장 컸다. 2025년 경기도에서 발생한 외국인노동자 체불액은 525억원으로 전국의 33.9%를 차지했고, 피해 노동자도 1만68명으로 가장 많았다. 2026년 상반기에도 경기도 체불액은 262억원으로 전국의 34.8%, 피해 노동자는 4,739명으로 34.0%를 기록했다. 서울 199억원, 경남 132억원, 충남 126억원, 경북 105억원 등이 뒤를 이었다.

외국인노동자 체불이 집중된 지역이나 업종, 반복·대규모 체불 사업장에는 지방노동청 전담팀 즉시 가동 또한 검토할 필요가 있다. 최근 서울남부지청이 전담반을 구성해 신고창구를 일원화하고 홈플러스 임금·상여금 등 체불액 1,546억원의 청산을 이끈 것처럼, 다국어 신고·상담부터 피해 규모 확인, 사업주 청산 지도까지 한 번에 맡는 현장 대응체계가 필요하다.

한편 정부가 약속한 외국인력 통합지원 대책은 여전히 제자리걸음이다. 정부는 외국인력 제도 전반을 아우르는 ‘외국인력 통합지원 로드맵’을 마련하겠다고 밝혔으나, 현재까지 확정 로드맵은 물론 공개 가능한 초안조차 내놓지 못하고 있다. 고용노동부는 “TF 논의 결과를 토대로 로드맵 초안을 마련 중”이라고 설명하면서도, 일부 쟁점에 대해서는 노사 및 관계부처의 이견에 따라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신정훈 의원은 “전체 임금체불액이 3% 늘어나는 동안 외국인노동자 체불액은 43.6% 폭증했다”며 “외국인노동자에게 한국이 일한 만큼 받는 나라가 아니라, 임금을 떼일 위험을 감수해야 하는 나라가 되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피해는 특정 업종과 지역에 집중되어 있는데, 정부는 외국인력 통합지원 로드맵조차 내놓지 못한 채 협의만 반복하고 있다”며 “체불이 터진 뒤 민원을 접수하는 소극 행정에서 벗어나, 체불 다발 지역·업종과 반복 체불사업장에 전담팀을 즉시 투입하는 현장 중심의 원스톱 구제체계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