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당성과 혼란의 대비…민주당 ‘정면승부’ vs 국민의힘 ‘심야 교체극’

편집국장 김현수

▼ 당원 뜻 무시한 국민의힘 비대위, 내부 반발 확산

▼ 정당성 확보한 이재명, 혼란에 빠진 보수야권

제21대 대통령 선거 후보 등록이 본격화되는 가운데, 여야의 대조적인 행보가 선거전의 시작부터 뚜렷하게 대비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당내 경선을 거쳐 선출된 이재명 후보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공식 등록을 마치며 정면 돌파에 나선 반면, 국민의힘은 심야 협상 결렬 후 당 지도부 주도로 사실상 후보를 교체하며 초유의 내홍을 겪고 있다.

10일 오전, 김윤덕 민주당 중앙선대위 총무본부장과 임호선 수석부본부장은 과천 중앙선관위를 찾아 이재명 후보의 대통령 후보자 등록을 신청했다. 김 본부장은 “이번 대선은 진짜 대한민국과 가짜 대한민국의 싸움”이라며 “진짜 태극기를 되찾겠다”고 밝혔다. 이 후보는 경선을 통해 당원과 국민의 선택을 받은 공식 후보로, 민주당은 예고된 일정에 따라 후보 등록을 차분히 마무리하며 본선 경쟁력에 집중하는 모양새다.

반면, 국민의힘은 대선 후보를 둘러싼 혼란이 극에 달했다. 당초 경선을 통해 선출된 김문수 후보와 무소속 한덕수 후보 간의 단일화 협상이 여론조사 방식을 놓고 두 차례나 결렬되면서 갈등이 격화됐다. 특히 김 후보 측은 일반 국민 여론조사 방식을 주장했으나, 한 후보 측은 역선택 방지 조항을 고수하며 충돌했다.

결국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는 이날 자정 비공개 회의를 통해 김문수 후보의 자격을 취소하고, 한덕수 후보를 새롭게 등록하는 절차를 전격 진행했다. 당의 지도부가 당선된 후보를 사실상 ‘직권 해임’하는 전례 없는 상황에 당내에서도 “민주적 절차를 무시한 불법 행위”라는 비판이 잇따랐다.

김문수 후보 측은 “비대위의 교체는 무효”라며 독자적인 후보 등록 강행을 시사했고, 국민의힘은 혼란 속에 ‘후보 2인 체제’라는 헌정사상 유례없는 사태로 이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한편, 민주당은 공식 후보 등록 이후 ‘국민 속으로’라는 구호 아래 본격적인 정책 행보에 돌입하며, 전국 단위 민생투어와 청년·노동계 집중 공약 발표를 예고했다. 이에 반해 국민의힘은 교체된 후보 체제에 대한 당내 수습과 명분 쌓기에 상당한 시간을 소모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의 선택을 가르는 대통령 선거. 후보 선정 과정부터 각 당이 보여준 절차적 정당성과 내부 안정성은 향후 선거전에서 유권자들의 신뢰 형성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