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0분 회담, 레드 타이·펜 선물·농담까지…화기애애했던 한·미 정상회담

편집국장 김현수

▼ 한·미 동맹, 친밀감 속 새로운 전환점 맞이

▼ “이대통령은 위대한 지도자” 트럼프, 이재명 대통령 첫 정상회담서 극찬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첫 정상회담이 25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열렸다. 당초 예정 시간을 훌쩍 넘긴 140분 동안 이어진 이번 회담은 긴장된 국제 정세 속에서도 우호적이고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 진행됐다.

회담 직전 트럼프 대통령이 소셜미디어에 ‘한국 내 숙청’이라는 글을 올리면서 긴장감이 감돌았으나, 실제 회담장은 전혀 다른 모습이었다. 두 정상은 모두 붉은색 계열 넥타이를 착용하고 백악관 현관에서 따뜻한 악수와 함께 만남을 시작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재진 앞에서 “우리는 좋은 만남을 가질 것”이라며 이 대통령을 직접 안내했고, 회담 내내 격의 없는 대화가 이어졌다.

회담 중에는 즉석 농담과 선물 교환이 분위기를 한층 부드럽게 만들었다. 이 대통령이 “북한에 ‘트럼프월드’를 지어 골프를 치게 해 달라”는 농담을 건네자, 트럼프 대통령은 크게 웃으며 화답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에 갈 일이 있으면 같이 전용기를 타자. 오존층 보호에도 도움이 된다”고 응수해 회담장은 웃음으로 가득 찼다.

펜을 둘러싼 에피소드도 눈길을 끌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대통령이 방명록 서명에 사용한 펜을 유심히 바라보며 “좋은 펜”이라며 관심을 보였고, 이 대통령은 흔쾌히 선물했다. 이 펜은 태극 문양과 봉황이 새겨진 맞춤 제작품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화답하듯 피습 당시 사진첩과 함께 직접 쓴 메시지를 전달했다. 메시지에는 “당신은 위대한 지도자다. 한국은 당신과 함께 놀라운 미래를 갖게 될 것이다. 난 언제나 당신과 함께 있다”라는 문구가 적혔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회담과 오찬 자리에서 이재명 대통령을 향해 여러 차례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당신은 위대한 사람이고 위대한 지도자, 정말 스마트한 사람”이라며 “미국으로부터 완전한 지원을 받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김정은을 만나라고 한 지도자는 처음이다”라며 이 대통령의 외교적 접근법을 높게 평가했다.

이번 한·미 정상회담은 예정 시간보다 길게 이어졌다는 점에서, 두 정상이 폭넓은 의제와 현안을 깊이 논의했음을 보여준다. 동시에 서로에 대한 신뢰와 친밀감을 확인하며 한·미 동맹이 새로운 국면으로 진입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줬다는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