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화순군문화관광재단(이사장 구복규)이 주최·주관하는 ‘월간화사: 전시가 있는 날’의 일환으로 《마고의 흔적은 누군가의 기적이 되고》 작품 전시가 지난 10일부터 진행되고 있다.
2024년 11월 7일까지 진행되는 이번 전시는 지역 내 사립미술관 3곳(다산미술관, 소소미술관, 태곳미술관)이 함께 하고 있다.
소소미술관에서는 화순고인돌유적으로 들어가 돌 앞에 가까이 서게 되면 아주 오랜 시간 동안 바람의 손길로 만들어진 돌의 표면에서 형형색색으로 이뤄진 이끼의 생과 죽음을 관찰할 수 있다.
돌의 결은 우리가 숨 쉬고 있는 지금에도 다듬어지고 있으며, 돌의 형태는 계속해서 시간을 축적하고 있다.
고인돌 표면에 새겨진 바위구멍에 얽힌 추측을 토대로 사랑하는 이의 죽음을 기리는 태도를 이야기하는 박이주 작가, 죽음에 관한 기억을 살펴 형상화하는 작가 이승연은 애도의 산물로서의 고인돌과 그 밑을 이루고 있는 땅의 시간성에 주목한다. 작가 이주영은 화순고인돌의 일부분을 미래에 존재하는 가상의 숲으로 설정하여 죽음과 생에 대한 단상을 사유한다.
태곳미술관에서는 커다란 돌무덤의 군집을 보고 있는 느낌을 주며 침묵의 무게에 압도되어 숙연해진다. 변치 않는 단단함을 상징하는 돌은 인간의 원초적인 신앙심을 자극하여 주술적 성격을 전시한다.
탱화의 전통기법을 차용하여 인간의 불안정한 심리를 표현하는 작가 임지영, 고인돌에서 안정과 불안정의 형태를 포착하여 우리 삶과 가장 가까운 기본 사회 집단에 관해 이야기하는 정덕용 작가, 운주사, 화순고인돌유적지, 서유리 공룡발자국 화석 산지 부근의 자연소리를 담아내어 화순의 과거를 공감각적으로 몽타주 한 1995hz의 작업까지 만날 수 있다.
다산미술관에서는 평야에 솟아있는 기묘하고 거대한 바윗돌 사이에서 우리는 인간 존재의 찰나성과 그 속에서 발견되는 의미를 성찰한다.
공간을 이루는 물질의 관계를 탐미하는 작가 양새봄은 마고의 관점에 착안하여 모두가 공존할 수 있는 터를 제시한다. 돌의 심미를 수집하고 있는 작가 허요는 암반에 관입된 시간의 축을 형상화하였으며, 시대에 따라 변모하는 관입의 관념을 가시화시킨다.
(재)화순군문화관광재단은 “이번 기획전시는 ‘2024 화순 고인돌 가을꽃 축제와 연계성을 염두하고 준비해 재단, 기획자, 작가, 각 사립미술관 등 많은 사람과 기관이 소통하며 진행했다.”라면서, “이번 전시에 집약된 고인돌의 의미를 다시금 되돌아보고 관객들이 새로운 화순을 즐기는 시간을 가졌으면 좋겠다.”라고 전했다.